美 CPI, 증시 상승 촉매로는 역부족…더 내려가기 어려워[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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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선ATM매니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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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자자들이 지난해부터 가장 주목해 보고 있는 경제지표인 지난 7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10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10일 오후 9시30분)에 발표된다.
지난 7월 CPI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겠지만 연준(연방준비제도)이 인플레이션에서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7월 CPI가 전월비 0.2%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월(6월)의 월간 상승률 0.2%와 같은 것이다.
지난 7월 CPI의 연율 상승률은 3.3%로 전월의 3.0%에 비해 올라갔을 것으로 전망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 7월에 전년비 0.2% 올라 전월 상승률과 동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 CPI의 연율 상승률은 4.7%로 전월 4.8%에 비해 0.1%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지만 지난 7월의 하락 속도는 주춤하며 정체된 모습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이다.
CNBC에 따르면 무디스 어낼리틱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지만 너무 과도하게 확신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CPI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주거 비용이 하락하고 있고 임금 상승률도 둔화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올 2분기 고용 비용 지수는 4.6% 올랐는데 이는 전년 동기 5.7% 상승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반면 노동통계국의 통계 조정으로 건강보험 비용은 지난 12개월간 24.9% 하락했는데 통계 조정이 끝나면서 지난 7월부터는 상승 반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유가가 지난 7월에 거의 16% 급등하면서 에너지 가격도 CPI 하락을 억제하는 요인이 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잔디는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내년 이맘때쯤이면 CPI 상승률이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로 내려갈 것으로 낙관했다.
또 현재 CPI 수준이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이번주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현재 기준금리는 정점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하커 총재는 연설을 통해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지금까지의 통화 정책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도록 지켜볼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 멤버 두 사람이 금리 인상 종결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음에도 증시는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오히려 조정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조만간 금리 인상이 끝난다는 사실은 이미 증시에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증시에 상승 촉매가 될 수 있는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윌리엄스 총재는 내년에 금리가 인하될 수 있지만 내년 상반기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는데 시장은 이를 호재로 인식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CPI도 지난해에는 증시를 급등락시키는 주요 변수였지만 올들어 점점 더 증시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는 이미 증시에 충분히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CPI 상승률이 눈이 번쩍 뜨일 만큼 하락하지 않는다면 증시에 의미 있는 호재가 되긴 어려워 보인다. 반면 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보다 조금이라도 높게 나오면 증시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지표가 증시에 호재가 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 파생상품 시장의 트레이더들은 유가 상승세로 8월과 9월의 연율 CPI 상승률도 각각 3.6%와 3.4%로 3% 밑으로 떨어지지 못하고 3% 초중반대에서 횡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약 22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매디슨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이자 멀티 애셋 솔루션 팀장인 패트릭 라이언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훨씬 더 빠르게 하락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에너지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을 지난해 정점인 9.1%에서 끌어내리는 것은 쉬운 일이었지만 3% 밑으로 떨어뜨리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며 "고용시장 강세와 높은 수준의 소비 지출, 유가 상승 반전 등을 고려할 때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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