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인천 송도 11공구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제5공장 건설 현장엔 노란색 타워크레인들이 줄지어 청명한 가을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바람 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로 고요한 5공장 건설 현장은 3층까지 골조물이 올라와 공정률 19.4%였고, 5공장 전체 프로젝트 진행률은 32%다.                      5공장 부지는 연면적 9만6000㎡(약 2만9000평)로 잠실 야구장 4개를 합친 규모다. 그 한가운데 서면 광활함이 느껴진다. 지난 4월 첫 삽을 뜬 이곳에선 2025년 4월부터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로부터 수주한 항체 의약품이 대량생산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1조9800억원이 투입된다.           
                     

                        지난 17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 바이오 캠퍼스 부지에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연합뉴스                                              공사 현장이 정적인 배경은 삼바가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과 관련 있다. 원래 5공장 가동 시기는 2025년 9월로 예정됐는데, 지난 6월 5개월 단축 결정을 발표했다. 배형우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태스크포스(TF) 그룹장은 “4공장까지는 적용하지 않은 ‘모듈식 건축 공법’을 5공장 건설에 적용해 골조 공사 기간을 줄였다”고 했다. 벽이나 기둥 같은 구조물을 외부 공장에서 만들고, 현장에선 레고처럼 조립하듯 끼워 넣으면 된다.

특정 디자인 등을 반복 사용해 건축물을 건설하는 쿠키컷(Cookie-Cut) 방식도 공사 효율을 끌어 올렸다. 쿠키컷은 주로 대량생산을 목표로 하는 건설 프로젝트에서 활용된다. 동일한 디자인이나 구조의 여러 건물을 효율적으로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5∼8공장이 들어서는 제2바이오캠퍼스는 생산 공간이 모두 3층으로 구성된다. 제2바이오캠퍼스는 2032년 완공이 목표다.           
                     

                                  노균 삼바 부사장은 “전 세계 압도적인 1위 위탁생산개발(CDMO) 업체로 발돋움하는 데 5공장이 중심이 된다”고 했다. 삼바는 4공장까지 보유한 60만4000ℓ의 생산 능력(캐파)만으로도 세계 1위다. 공장에 있는 바이오리액터(배양기)에 물을 한꺼번에 채웠을 때 규모가 생산 능력이다. 5공장 가동 시 18만ℓ가 추가돼 78만4000ℓ로 확대된다.

2011년 1공장이 만들어질 때만 해도 삼바 임직원 수는 50명에 불과했다. 현재 4600명이 일한다.

송도(인천)=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