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ETF 한달 수익 34% 껑충

미국 시카고 옵션 거래소에서 주식 트레이더들이 일하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미국 증시가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를 반영하는 ‘공포 지수’가 3년여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공포 지수와 반대 방향으로 수익을 내는 금융 투자 상품들의 가격은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다.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 옵션 거래소의 변동성 지수(VIX)는 장중 13.5포인트까지 내려갔다. 지난 2020년 2월 14일(13.38포인트) 이후 3년 4개월 만의 장중 최저치였다. VIX는 이달 들어 23% 떨어졌고, 작년 말과 비교하면 36% 낮아졌다.

VIX는 S&P500 선물의 움직임을 통해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전망치를 나타낸다. 시장의 주가 전망이 널뛸수록 높아져, 흔히 ‘공포 지수’라고 불린다. 그런데 최근 미국 부채한도 협상안 타결과 반도체 종목의 강세에 힘입어 미 증시가 안정적으로 상승하자, 투자자들이 안도감을 느끼며 지수가 낮아진 것이다. S&P500 지수는 지난 3~5월 3개월 연속 올랐고, 이달 들어서도 2.8%가량 뛰었다.

VIX와 반대 방향으로 수익을 내는 금융상품들은 노다지를 캐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1X 쇼트 VIX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한 달 수익률이 34.2%다. S&P500 상승률(4.4%)의 8배 정도다. 국내에 상장된 상품 중에서는 VIX를 0.5배 역(逆)방향으로 따르는 ‘TRUE 인버스 0.5X S&P500 VIX 선물’ 등 ETN(상장지수증권) 5종이 한 달간 13~15%대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VIX와 같은 방향으로 수익을 내는 상품들의 수익률은 한 달 동안 3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전문가들은 공포 지수의 하락 혹은 상승에 섣불리 베팅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시장의 불안감은 미국 금융 당국의 금리 관련 발언이나 대기업의 실적 등에 의해 금방 고조되거나 가라앉기 때문에, 예측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금투 업계 관계자는 “VIX가 많이 낮아진 상태라 앞으로 상승이 유력하긴 하지만, 선물 ETN 특성상 롤오버(선물 교체) 비용이 매달 누적되기 때문에 장기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