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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IRA 해결 숙제… 재계 방미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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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을 비롯한 재계 인사들이 대거 동행한다. 최근 반도체지원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이 받을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이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함께 하는 경제사절단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등 6개 경제단체를 비롯해 대기업 19곳, 중소·중견기업 85곳, 공기업 4곳 등 총 122개사로 구성됐다. 4대 그룹 총수와 6대 경제단체장이 경제사절단에 모두 참가하는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방미 일정에서 주요 그룹 총수들은 미 정부가 최근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첨단 산업의 자국 공급망 강화 정책을 풀어나가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지원법 시행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반도체 산업의 자국 생산설비 확대를 비롯해 투자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백억달러에 이르는 인센티브와 세액공제를 골자로 한 지원 법안을 발표하고 올해 들어 구체적인 지원 세부조항과 지원 대상 기업들을 모집하고 있다.

텍사스에 170억달러 규모의 파운드리 2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전자와 후공정 공장을 계획 중인 SK하이닉스 모두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그러나 해당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공장의 수율 등을 포함한 민감한 영업 정보를 제출하고, 또 예상을 뛰어넘는 초과 이익에 대해서는 이를 다시 환수하는 등의 조건을 내걸면서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가 애리조나주에 건설하는 반도체 공장에 대해 미국 정부에 반도체 지원금을 요청할 전망이지만, 정부가 요청했던 영업 정보에 대해서는 애플 등 고객사의 기밀 유지를 앞세워 공유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보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반도체지원법과 함께 미국 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IRA 역시 국내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법안은 북미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미국 정부가 최대 7500달러의 세액 공제를 지원하는데, 최근 세부 지침에서 자국 기업의 차량만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미국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현대차·기아가 한국 업체에 대한 세부 규정 적용을 유연화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는 것이 숙제다. IRA 시행이 수혜로 작용하고 있는 배터리 업계 역시 궁극적으로는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는 만큼 시간을 확보하는 것 역시 중요한 상황이다.이외에도 이번 방미에서는 에너지·바이오·항공우주 등 첨단산업을 미래 신성장으로 육성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참여한다. 롯데그룹의 경우 지난해 미국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하는 등 바이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그룹도 태양광과 우주·방산 산업의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진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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